모든 이별에 앞서가라 - 독일 대표시선

정가 : 17,000

작가명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은이), 임홍배 (옮긴이)

출판사 : 창비

출간일 : 2023-03-02

ISBN : 9788936464905 / 893646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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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 - 독일 대표시선



괴테, 니체, 릴케, 브레히트, 헤세 등

서울대 임홍배 교수의 깊이 있는 해설로 즐기는

독일 대표시의 맛과 멋




한 나라 혹은 언어권의 대표적인 시들을 친근한 해설과 함께 한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창비세계문학의 독보적 시선집 시리즈 독일어 편인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독일 대표시선』이 출간되었다.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라는 제목은 릴케의 시 제목에서 따왔다. 우리나라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보았을 괴테, 니체, 릴케, 브레히트, 헤세를 비롯해 「보리수」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아가씨」 「겨울 여행」(한국에선 「겨울 나그네」로 더 유명한) 등 슈베르트의 대표적 가곡들의 가사가 된 시를 쓴 빌헬름 뮐러, 19세기의 선구적 여성 시인 드로스테-휠스호프와 노벨상을 수상한 넬리 작스, 2022년 말에 작고한 전후 서독의 대표적 시인 엔첸스베르거까지 51명의 시 105편을 시대와 사조의 흐름에 따라 6부로 나누어 풍성하게 엮어냈다. 서울대 독문학과 임홍배 교수가 2년여간 심혈을 기울여 작가와 작품을 고르고, 모든 시에 전후 맥락을 설명하는 상세하고도 애정 넘치는 해설을 달았다. ‘옮긴이의 말’에서 임홍배 교수는 “시인의 개성과 세계관, 시대적 과제에 대한 치열한 성찰과 시적 상상력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 책은 관심은 있지만 외국시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는 독자들에게는 훌륭한 시작점이자 길잡이가 되어주고, 어릴 적 릴케의 시를 읽으며 감수성을 키워온 그 시절 문학소녀‧소년들에게는 다시금 독일시의 매력에 빠질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슈투름 운트 드랑’과 바이마르 고전주의



1부에서 소개한 괴테와 쉴러의 청년기 시는 독일 문학사에서 ‘폭풍과 격정’을 뜻하는 슈투름 운트 드랑 사조에 속한다. 괴테의 「오월의 축제」에서 보듯이 슈투름 운트 드랑의 시는 거침없는 격정을 분출하고 자연과 혼연일체가 된 감정을 토로한다. 또한 「프로메테우스」처럼 억압적 권위를 타파하고 인간해방을 추구하는 것도 이 사조의 중요한 특징이다. 괴테와 쉴러의 중년기 이후 시는 ‘바이마르 고전주의’라 일컬어지는데, 진‧선‧미의 조화로운 통일을 문학적 이상으로 추구한다. 괴테가 체험시와 사상시가 공존하는 양상을 보인다면 쉴러는 사상시의 성향이 강하다. 횔덜린의 시는 고대 그리스 문화를 정신적 자양분으로 삼은 점에서 괴테, 쉴러와 공통된 정신적 기반 위에 있다. 그러나 앞선 두 시인과 달리 성스러움에 대한 깊은 동경, 지상의 덧없음을 초월해 ‘영속적인 것’을 일구려는 숭고한 소명의식으로 고유한 시세계를 구축했다.



가곡의 단골 소재가 된 낭만주의 시들



2부는 19세기 초중반의 낭만주의 시를 포괄한다. 하이네의 시는 아름다운 서정성이 넘치며 독일 시인을 통틀어 가곡으로 가장 많이 만들어졌다. 다른 한편 하이네는 봉건적 억압체제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급진적 정치시의 영역을 개척하고 ‘나는 혁명의 아들이다’라고 선언하면서 치열한 투쟁정신을 추구했다. 그러면서도 문학을 단지 투쟁의 도구로만 보는 편협한 경향성에는 비판적 거리를 두었다. 노발리스는 ‘세계는 낭만화되어야 한다’라는 슬로건하에 근대 과학의 기계적 세계관과 계몽적 이성을 해체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낭만주의 문학의 주요 모티브 가운데 하나는 방랑이다. 한곳에 머무는 삶은 이미 정해진 것, 관습적인 것에 얽매이는 삶이기 때문에 미지의 낯선 세계를 동경하는 것이다. 그래서 낭만주의 문학을 ‘먼 곳을 향한 동경’이라 일컫기도 한다. 브렌타노와 아이헨도르프의 시는 그런 낭만적 동경을 유현한 자연 서정으로 표현한다.



근대의 새벽, 19세기 대표 여성 시인부터 니체까지



3부는 19세기 중후반의 사실주의 시를 포괄한다. 19세기를 대표하는 여성 시인 드로스테-휠스호프는 섬세한 자연 관찰이 빼어난 서정시가 주류를 이루며 반세기 후에 출현하는 인상주의 회화를 미리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헤어베크는 급진적 정치시를 지향한 ‘청년 독일파’의 대표적 시인이다. 청년 독일파는 하이네의 정치시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지만, 만년의 하이네가 정치시를 쓰면서도 시의 예술성을 옹호한 것에는 비판적 거리를 두었다. 사실주의 소설가로 유명한 슈토름이나 켈러는 주로 고독한 내면을 절제된 자연 서정시로 썼다. 낭만주의 자연시가 자아와 대자연의 신비적 합일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이들의 자연시는 이미 자연과 단절되고 고립된 개인의 내면 풍경을 비춰주는 경향을 보인다. 니체의 시는 이전의 모든 전통과 결별하고 본격 모더니즘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에 해당한다. 토마스 만, 카프카, 트라클 등 20세기 독일 작가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준 니체는 적지 않은 시를 남겼는데, 철학적 통찰을 아포리즘처럼 표현한 시가 주류이지만 훗날 트라클을 떠올리게 하는 개성적인 시들도 있다.



전쟁 이전의 모더니즘 시들



4부는 20세기 초반 본격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이다. 릴케는 일찍이 일제 치하에 한국에 수용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한국 시인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서구 시인으로 꼽힌다. 릴케는 조각가 로댕을 만나 ‘사물을 관찰하는 법’을 익히며 뛰어난 조형 감각을 연마했다. 사물에 대한 엄밀한 관찰을 표현한 ‘사물시’는 시인의 주관을 대상에 덧씌우지 않고 대상이 고유한 개체로서 스스로 말하게 한다. 게오르게와 호프만스탈은 보들레르, 말라르메 등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의 영향을 받아 ‘예술을 위한 예술’을 추구했다. 호디스의 「세계의 종말」은 독일 표현주의 선언문으로 평가되는데, 표현주의는 모든 가치의 붕괴와 종말론적 위기의식을 격정적 언어로 표출한다. 니체의 영향을 많이 받은 트라클의 시는 넓게 보면 표현주의 계열에 속하지만, 강렬한 색채 감각과 회화적 이미지, 죽음과 비애의 정조, 깊은 죄의식 등으로 개성적인 시세계를 구축했다.



암흑의 시대를 시로 돌파해온 시인들



5부는 넓게 보아 나치 정권과 직간접으로 긴장관계에 있던 시인들의 대표작이다. 20세기 전반기의 대표적 여성 시인 라스커-쉴러는 관능의 해방을 추구하는 거침없는 상상력과 간결한 시적 언어로 주목받았고, 히틀러 집권 후 스위스로 망명했다. 벤의 초기 시는 「아름다운 청춘」처럼 현실의 추악한 단면을 여과 없이 드러내어 전대미문의 충격을 일으켰다. 뢰르케는 히틀러 정권에 협조하지 않은 괘씸죄로 절필을 강요당한 시인이다. 유대계 여성 시인 콜마는 강제수용소에서 생을 마쳤으며, 여성 시인 랑게서 역시 강제수용소에 끌려갔으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투홀스키, 베르펠, 헤르만-나이세, 브레히트 모두 나치 시대에 국외로 망명하는 고초를 겪었다. 브레히트는 극작가로 유명하지만 불의의 권력에 항거하는 투쟁적인 시와 현실을 직시하는 아름다운 서정시도 많이 남겼다.



전후 독일의 폐허와 분단체제를 그린 시들



6부에 포함된 시들은 2차대전이 끝난 후 독일의 분단과 통일에 이르는 역사적 경험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아이히의 「재고 조사」는 전후의 이른바 ‘폐허문학’의 대표작으로 전쟁의 참상을 거치면서 도대체 남은 것이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최소한의 무미건조한 시적 언어로 점검하고 있다.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첼란의 「죽음의 푸가」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문학적 증언이자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의 만가이다. 전후에는 특히 여성 시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카슈니츠의 「히로시마」는 원자폭탄 투하의 참상이 어떻게 언론에 의해 가짜 참회의 신화로 조작되는가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히틀러 집권 후 스웨덴으로 망명한 넬리 작스의 「지상의 민족들이여」는 유대인 대학살 이후 진정한 화해의 조건을 말한다. 바흐만의 시는 진실에 대한 탐색이 어떻게 시적 언어로 구현될 수 있는가 하는 성찰을 담고 있다. 동독 출신 키르슈의 시는 동베를린의 거처에서 서베를린에서 온 연인을 만나는 분단 시대의 사랑을 노래한다. 한편 2022년 말에 작고한 전후 서독의 대표적 시인 엔첸스베르거의 「오래된 유럽」은 유럽 중심주의에 가려 있는 유럽적 정체성이 허구임을 담담한 일상적 어조로 술회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소설가이자 시인인 헤세의 시는 흔히 현실을 초탈한 구도자적 정신세계를 탐구한 단아한 시풍으로 알려져 있지만, 1차대전 당시 열렬한 반전 평화 활동가로 나서기도 했던 면모가 「평화를 향하여」 같은 시에 남아 있다.

한 나라 혹은 언어권의 대표적인 시들을 친근한 해설과 함께 한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창비세계문학의 독보적 시선집 시리즈 독일어 편인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독일 대표시선』이 출간되었다.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라는 제목은 릴케의 시 제목에서 따왔다.



우리나라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보았을 괴테, 니체, 릴케, 브레히트, 헤세를 비롯해 「보리수」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아가씨」 「겨울 여행」(한국에선 「겨울 나그네」로 더 유명한) 등 슈베르트의 대표적 가곡들의 가사가 된 시를 쓴 빌헬름 뮐러, 19세기의 선구적 여성 시인 드로스테-휠스호프와 노벨상을 수상한 넬리 작스, 2022년 말에 작고한 전후 서독의 대표적 시인 엔첸스베르거까지 51명의 시 105편을 시대와 사조의 흐름에 따라 6부로 나누어 풍성하게 엮어냈다.



서울대 독문학과 임홍배 교수가 2년여간 심혈을 기울여 작가와 작품을 고르고, 모든 시에 전후 맥락을 설명하는 상세하고도 애정 넘치는 해설을 달았다. ‘옮긴이의 말’에서 임홍배 교수는 “시인의 개성과 세계관, 시대적 과제에 대한 치열한 성찰과 시적 상상력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 책은 관심은 있지만 외국시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는 독자들에게는 훌륭한 시작점이자 길잡이가 되어주고, 어릴 적 릴케의 시를 읽으며 감수성을 키워온 그 시절 문학소녀‧소년들에게는 다시금 독일시의 매력에 빠질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저자 소개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은이)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 릴케는 보헤미아 출신답게 평생을 떠돌며 실존의 고뇌에 번민하는 삶을 살았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던 체코 프라하의 독일계 가정에서 1875년에 태어난 그의 어린 시절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 불우한 삶이었다. 첫딸을 잃은 어머니는 릴케를 여자처럼 키웠으며, 군인 출신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 5년간 군사학교를 다녀야 했다. 몸이 허약했던 릴케는 사관학교를 중도에 그만두지 않을 수 없었으며, 프라하 대학에 들어가 문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문학청년이었던 릴케는 뮌헨 대학교로 적을 옮긴 후 운명의 여인 루 살로메를 만나 정신적 문학적으로 성숙하게 된다. 루 살로메와의 두 차례 러시아 여행에서 돌아온 릴케는 독일 화가마을 보르프스베데에 정착하였다. 그곳 화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화가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게 되고, 로댕의 제자였던 조각가 클라라 베스토프와 결혼하였다. 그 후 릴케는 파리로 가 로댕의 조수가 되었으며, 세잔의 작품에 탐닉해 그 구도적 작가정신을 닮으려 하였다. 파리 생활의 체험은 자전소설 《말테의 수기》에 담겼다. 러시아 여행의 성과는 《기도시집》, 보르프스베데 시대에 주로 쓴 시는 《형상시집》과 《신시집》으로 묶였다. 방랑의 삶을 계속한 릴케는 1922년 장편 연작시 《두이노의 비가》와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를 완성하고, 51세가 되던 1926년에 스위스의 요양원에서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임홍배 (옮긴이)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괴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 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독일 고전주의』 『괴테가 탐사한 근대』 『독일 명작의 이해』(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젊은 베르터의 고뇌』 『어느 사랑의 실험』 『로테, 바이마르에 오다』 『세상의 끝』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천사는 침묵했다』 『계몽이란 무엇인가』 『진리와 방법』(공역) 『루카치 미학』(공역) 등이 있으며, 엮은 책으로 『살아 있는 김수영』 『김남주 문학의 세계』(이상 공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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