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통사 - 한국 고대에서 현대까지 불교역사의 통찰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 않은 너와 나, 우리가 안고 사는 우울. 그리고 그 감정이 가져온 마음의 병 우울증. 화제의 채널



1.

불교가 이 땅에 전래되어 1,700여 년이 흐르는 동안, 불교는 한민족과 고락을 함께하며 우리의 사상과 문화, 정서, 풍습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이고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불교는 때로는 권력의 편에 붙어 민중의 아픔을 외면하거나, 타락과 부패에 빠져 개혁의 대상이 되어 몰락하는 일도 있었다. 또한 왕권의 옹호를 받아 흥성하기도 하고 반대로 탄압을 받아 쇠락하기도 했다. 그래서 국사나 왕사로 극진히 대접받았는가 하면, 반대로 혹독한 핍박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한 굴곡 속에서도 불교는 우리 민족의 정신적, 문화적 기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며 그 생명력을 유지해왔다. 이 책은 그 장구한 역사에 대한 적지만 옹골찬 기록이다.



2.

지금껏 한국불교의 역사를 다룬 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일단 저서의 양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며, 뛰어난 몇몇 저서가 있음에도 아쉬운 점이 많은 분야이다. 즉 저자가 관심 있는 특정 시대를 중심으로 하면서 다른 시대를 부수적으로 다루어서 역사 전체의 균형이 맞지 않거나, 서술이 너무 학술적 혹은 전문적이어서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하는 등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차별을 시도하는데,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우선, 이 책은 일반인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쓰였다.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 역사적 흐름에 따른 불교계 활동이 씨줄과 날줄로 엮어져, 각각의 시기에 불교계에 어떤 일들이 있었고, 불교계가 당시 사회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등을 통찰할 수 있다.

다음, 이 책은 한국 고대불교에서 현대불교까지 각 시대를 균등하게 분배하여 서술하였다. 특히 현재진행형이어서 그 정리나 평가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현대불교 부분도 동일한 비중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현재 한국불교의 모습을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

다음, 이 책은 시대구분에 있어서 단순한 왕조 구분에서 벗어나고자 하였다. 대신 각 시대에 불교가 지향한 점을 강조하고, 이 주제에 따라 그 시대를 통찰하였다. 그 결과, 불교의 전래와 발전 시대(삼국시대), 민족불교의 정립 시대(통일신라시대), 불교의 사회지평 확대 시대(고려시대), 민중 신앙으로의 전환 시대(조선시대), 개화․개혁의 불교 시대(근대불교), 현대화․대중화의 지향 시대(현대불교)로 시대를 구분하여 서술하였다.

다음, 서술에 있어 정사正史의 기록에 중점을 두었다. 이는 자칫 개인 의견이나 추론으로 객관성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이며, 각주에 그 근거를 꼼꼼하게 남겨 두어 연구자들이 참고할 수 있게 하였다.

다음, 한글 서술을 원칙으로 하여 가독성을 높였다. 당연히 일반 독자들을 위한 배려이며, 다만 인명과 고유명사, 불교의 독특한 용어나 개념, 한문이 있어야 이해되는 내용의 경우에 한문을 병기하였다.



3.

이처럼 이 책은 한국불교사에 대한 대중서와 학술서라는, 결코 쉽지 않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시도한다. 1,700여 년 한국불교의 전체 흐름을 엮되 단순히 사건의 나열에 머물지 않고, 각 시대별로 통찰해야 할 주요 인물, 사건, 상황 등을 알기 쉽게 정리해서 보여준다.

한국불교가 걸어온 자취를 되돌아보면서, 불교가 우리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한국불교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한국불교는 우리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한국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등을 성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서 한국불교의 역사를 통찰하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또 하나의 자산이 한국불교에 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