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는 무엇으로 그리는가 - 미술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도구들

정가 : 17,500

작가명 : 이소영 (지은이)

출판사 : 모요사

출간일 : 2018-07-26

ISBN : 9788997066384 / 8997066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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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화가는 무엇으로 그리는가 - 미술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도구들



화가들은 모두 ‘얼리어답터’였다. 그들은 당대의 최신 도구와 재료를 사용하는 데 누구보다 앞섰다. 마치 연금술사가 액체(수은)를 빛나는 고체(금)로 바꾸기 위해 분투한 것처럼, 그들은 금속과 암석, 심지어 벌레 같은 생명체를 달걀과 기름에 섞어 액체(물감)로 만들려고 애썼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일에 미친 듯이 몰두하는 이 괴짜 얼리어답터들이 있었기에 미술의 역사는 새로워졌다.



곰브리치로 대변되는 서양 미술의 역사는 완성된 미술 작품과 화가의 작품 활동을 다루지만, 화가들이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지, 무엇으로 그렸는지는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템페라와 유화 물감, 캔버스와 종이라고 씌어 있는 간단한 작품 캡션에는 그 시대의 과학과 기술의 결정체가 숨어 있다. 이 책은 미술 작품과 화가 그 둘 사이에서, 그들이 사용한 도구와 재료를 통해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주목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작품보다 작품의 캡션 뒤에 숨은 미술의 역사를 탐구한다고 할 수 있다.



<회화란 무엇인가>를 쓴 제임스 엘킨스는 “연금술의 언어로 그림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관념적인 용어를 걷어내고 나면 작품에 어린 냄새와 온도, 통제되지 않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 벌였던 지독한 투쟁까지 읽을 수 있다고. 이 책은 바로 그와 같은 시도로 탄생했다.



도대체 이 그림은 뭘로 그린 거야?

화가들이 쓰는 도구로 살펴본 새로운 미술의 역사




고루한 미술사가 새롭게 다가온다



구석기 화가들이 동굴 벽에 그린 거대한 소의 형태와 스타일을 말하기보다 그들이 전복껍데기를 팔레트 삼아 황토와 숯, 태운 뼈로 만들어낸 색채의 다양성에 주목하고, 달걀과 식초를 섞어 만든 템페라의 놀라운 색감과 보존 능력에 찬사를 보낸다. 얀 반에이크의 붉은색에서 빨강을 얻기 위한 치열한 투쟁을 읽어내고, 강렬한 노랑의 대명사가 된 고흐의 <해바라기>에서 크로뮴옐로의 갈변 현상을 직시한다. 캔버스는 단지 유화를 그리기 좋은 바탕천이 아니라 화가에게 배의 돛처럼 둘둘 말 수 있는 자유를 선사한 기특한 재료이며, 종이의 비약적인 발전은 터너의 혁신적인 수채화를 읽는 열쇠다. 유화 물감을 단숨에 제치고 현대미술의 제왕으로 등극한 아크릴 물감은 플라스틱의 발명 없이 탄생할 수 없었고, 현대미술의 악동들이 엔지니어를 파트너로 삼지 않았다면 현대미술은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이소영은 책을 쓰는 내내 사금을 캐겠다며 강바닥을 뒤지고 다니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미술사에서 도구와 재료, 기술로 그림을 읽으려는 시도를 좀처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이 그림은 무엇으로 그렸을까”라는 천진한 질문을 화두로 삼아 헤맨 끝에 그녀는 비로소 “고루하던 미술사가 다시 흥미진진해졌다”고 고백한다. 저자의 끈질긴 호기심과 진지한 물음 끝에 탄생한 이 책은 어쩌면 그림을 읽는 새로운 도구, 미술사에 한 걸음 더 들어갈 수 있는 최신의 도구라고 할 법하다.

이 책을 도구로 삼아 그림을 보라.

마트에 쌓인 달걀을 보며 피에로 델라프란체스카를, 부엌 찬장의 밀가루 봉지를 보며 렘브란트를, 모니터의 그림판 팔레트 아이콘을 보며 르브룅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책의 첫머리에는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화가들의 도구와 재료의 ‘연표’가 있으며, 각 장 서두에는 당시 ‘화가들의 작업실 상황’을 실감나게 재현해 독자들이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각 장별 주요 내용



01. 동굴벽화/ 불이 만든 색


라스코 동굴벽화의 백미인 ‘검은 소’는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혀야 소의 머리가 보일 정도로 높은 천장에 그려져 있다. 구석기인들은 도대체 그토록 높은 곳에 어떻게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거기엔 ‘불’이 있었다. 그들은 불을 켜고 동굴로 들어가, 불을 이용해 황토를 붉은색으로 만들었다. 불과 함께 그림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02. 템페라/ 부엌에서 태어난 물감

날마다 신선한 달걀과 식초로 템페라 물감을 만들던 시절로 돌아가본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사용한 템페라 물감의 제조법부터 현대에도 사라지지 않은 템페라화의 걸작까지, 여전히 도도한 노부인처럼 우리 곁에 남아 있는 템페라화를 살펴본다.



03. 액자/ 예술가들의 동료, 목수

화가들이 교회에 봉헌되는 제단화를 그리던 시절, 나무 패널을 다듬고 장식하는 목수와 금박을 입히는 금세공인,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서로 협력하는 동료였을 뿐 누구는 예술가, 누구는 장인으로 구분되지 않았다.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장식적인 스타일의 산소비노 액자를 통해 당시의 화가와 목수의 관계를 상상해본다.



04. 판화/ 프레스기를 돌리는 화가 뒤러

에라스뮈스는 뒤러의 판화에 색을 입히려는 시도는 범죄라고 단속했다. 하지만 궁금증이 인다. 뒤러는 왜 뛰어난 색채 감각을 가지고도 흑백 판화만 고집했을까? 『뉘른베르크 연대기』라는 세계 최초의 베스트셀러가 탄생하던 시절, 판화가 가진 이미지 복제의 힘을 누구보다 빨리 눈치챈 뒤러의 속셈을 들여다본다.



05. 안료/ 먼 곳에서 온 신비한 색, 코치닐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만들어진 티리언퍼플은 바다달팽이의 분비물로 만들며, 카민이라 불리는 코치닐은 연지벌레 암컷을 삶아서 가루를 내어 만든다. 망토 하나 염색하는 데 대략 25만 마리의 바다달팽이가 필요하고, 1킬로그램의 코치닐을 얻는 데 10만 마리의 연지벌레가 필요하다. 붉은색을 둘러싼 인류의 모험과 분투를 되돌아본다.



06. 캔버스/ 자유를 얻은 그림

캔버스는 가벼운데다 둘둘 말아 운반할 수 있으니 주문자가 어디에 있든지 간에 화가는 자기 작업실에서 작업해 캔버스를 보내기만 하면 된다. 이제 화가는 교회의 붙박이 신세를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캔버스가 웅장한 프레스코화와 차분하고 고아한 멋의 템페라 패널화를 제치고 미술의 주역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따라가본다.



07. 광학장치/ 극장에 간 풍경화가 게인즈버러

게인즈버러는 상류층 초상화를 즐겨 그려 명성과 부를 쌓았다. 하지만 정작 그가 관심을 둔 것은 평범한 자연이었다. 게다가 풍경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빛을 이용해 풍경화를 감상하는 기계까지 만든다. 당시 쟁쟁한 화가들이 대륙으로 건너가 영감을 얻을 때, 극장으로 간 풍경화가 게인즈버러의 신기한 기계를 만나보자.



08. 종이/ 터너의 23개의 스케치북

1819년 이탈리아로 떠나는 터너의 짐에는 23개의 스케치북이 들어 있었다. 그것은 크기며 종이, 장정이 제각각이었지만 모두 ‘영국산’이었다. 수제 종이에서 대량 생산된 종이까지 종이 역사의 증거로 남은 터너의 스케치북을 들여다본다.



09. 팔레트/ 아이콘이 되다

팔레트는 언제부터 화가의 상징이 되었을까? 인상주의 화가들의 팔레트에는 무슨 색이 담겨 있었을까? 그리고 현대의 화가들은 왜 팔레트를 버렸을까? 팔레트가 여전히 화가들의 필수품이던 시절을 만나보자.



10. 합성물감/ 고흐의 노랑은 늙어간다

고흐가 도제 생활을 거치지 않고 스물일곱 살 늦깎이로 화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더 이상을 직접 안료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왔기 때문이다. 고흐가 <해바라기>를 그릴 때 사용한 강렬한 노랑의 정체를 알아보자.



11. 백내장/ 화가의 직업병

모네는 1923년에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무려 이십 년을 고민한 뒤였다. 당시 파리의 인상주의 화가들 중에 눈이 멀쩡한 이는 드물었다. 드가, 모네, 커샛, 세잔, 거기에 온몸이 종합병원이던 고흐까지. 화가들의 아픈 눈은 그들이 그린 그림에 어떤 자취를 남겼을까?



12. 아크릴 물감/ 플라스틱으로 그리다

화가를 위한 최초의 아크릴 물감은 1946년에 출시된 ‘망가’였다. 망가의 정체는 플라스틱이다. 아크릴 물감이 탄생하자 이른바 ‘색면추상’ 화가들은 틀도 없는 캔버스 천에 롤러나 스펀지로 물감을 도포해 작품을 완성했다. 현대미술 작가들이 열렬히 아크릴을 환영한 이유는 무엇일까?



13. E.A.T./ 엔지니어와 일하다

미술의 역사는 천재들의 이름만 가득하지만 그들 곁에는 늘 함께 일하는 파트너가 있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에는 목수와 금세공인이, 1960년대 이후 현대미술 작가들에게는 ‘엔지니어’라는 파트너가 있었다. 전설처럼 회자되는 1960~1970년대 예술가와 과학자의 협력체 이에이티(E.A.T.)를 만나보자.



14. 아폴로 프로젝트/ 예술가는 우주로 갈 수 있을까

1960년대 냉전체제의 전장은 우주였다. 우주에 대한 열기로 뜨거웠던 시절, 미술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앤디 워홀을 비롯한 여섯 명의 작가들이 손톱만 한 타일에 새긴 작품 <달 미술관>은 정말 아폴로 12호에 실려 달에 갔을까?

저자 소개

이소영 (지은이)
서점 ‘마그앤그래’ 운영자이자 미술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이야기를 흡입력 있는 드라마로 재구성해 들려주는 미술 저술가. 화가의 도구, 화가의 주변 사람들, 미술관의 뒷모습처럼 캔버스 너머의 이야기를 발굴하는 일, 언뜻 관계없어 보이는 그림과 그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고리를 찾아 이야기로 풀어내는 일을 즐긴다.
대학에서 역사교육을,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하고 예술서점 매니저, 잡지 기자, 웹기획자 등으로 일했다. 한때 전공과 무관하게 과학칼럼을 쓰기도 했는데, 그 덕에 미술의 세계를 더 깊고 넓게 이해하게 됐다. 미술과 과학이 실은 오래전부터 긴밀한 사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명화 속에 숨겨진 신기한 과학 이야기를 다룬 《실험실의 명화》, 화가들이 쓰는 도구로 미술의 역사를 살펴본 《화가는 무엇으로 그리는가》 등의 저서는 그 남다른 이력의 결과물이다.
예술에 관한 글을 쓰고 강연을 하며, 균형 있는 시각으로 미술의 다양한 문맥을 읽어내는 무크지 〈아트콜렉티브 소격〉의 필진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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