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인격과 교원임용제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 않은 너와 나, 우리가 안고 사는 우울. 그리고 그 감정이 가져온 마음의 병 우울증. 화제의 채널



들어가면서



예전 우리 속담에 가르치는 일(敎職)은 하늘이 부여한 직업(天職)이며, 부모와 스승은 같은 존재(君師父一體)라고 했습니다. 소학(小學) 제2편 명륜(明倫) 통론4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그래서 심지어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하여,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사를 존경하고, 교사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명예롭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였을 뿐 아니라 삶의 큰 즐거움으로까지 간주하였습니다. 맹자(孟子) 진심편(盡心篇) 군자삼락(君子三樂) 중 천하의 영재를 얻어 이를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낙이라(得天下英才而敎育之 三樂也)

그러나 21세기 현대사회에서 교사에 대한 인식은 학생들이 안정적인 직종을 원할 때 선택 가능한 직업 중의 하나에 불과하며, 심지어 미래학자들은 21세기에 없어질 직업 중 가장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교사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사를 예전과 같이 존중하거나 존경하지 않습니다.

교사는 가르침이라는 수단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직업입니다. 가르침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배움이라는 활동이 가르치는 교사와 가르침을 받는 학생과의 상호교감을 통한 신뢰로 이루어지는 교육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상호교감을 이끌어내는 방법에는 탁월한 지식이나 뛰어난 수업기술, 유머 등과 같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는 교사의 능력 또는 실력만으로는 형성되지 않으며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합니다.

교사와 학생의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은 교사의 열정, 지식, 기술과 같은 교사의 전문성과 역량이 녹아들어 있는 공간입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열정과 사랑이라는 수단을 통해 나누어주는 존재입니다. 뛰어난 교사는 학생의 주체적인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학생들의 잠재적인 역량을 발굴하여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합니다. 이 밖에도 교사는 수업 외 수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학교의 교육목표를 달성하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서 동료 교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동적으로 일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학부모 및 지역사회와도 힘을 합쳐야 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학교에 근무하면서 많은 교사를 만나왔습니다. 그러나 내가 만났던 수많은 교사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교사들은 학식과 경륜,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교사로서 본받을 점이 있거나 인격과 품성이 훌륭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교사들은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정체성과 소명감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앞에 다가온 4차산업혁명시대에 교사가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역량과 소양의식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정체성과 전문적 소양을 갖추지 않고 교사가 된다면 교직 생활 가운데 어려움을 만나게 되는 경우 교사로서 주어진 의무와 역할을 포기하거나 좌절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입니다.

이 책은 교육의 3요소 중 하나인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제1부 인격과 교육에서는 교육과 인격이 어떤 의미와 관계에 있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교사와 인격에서는 교사가 어떤 인격을 갖추어야 하는지 실질적인 교직 생활과 연관하여 다룰 것입니다. 교사와 윤리에서는 정의와 공정이라는 가치가 교육에서의 자유와 평등, 공정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제2부 교원임용제도에서는 미국, 일본, 핀란드, 싱가포르의 교원임용제도를 구체적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그런 다음 이들 국가의 교원임용제도를 우리나라의 교원임용제도와 비교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교원임용제도의 현황과 개선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 책이 교사를 평생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예비교원에게는 교사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지게 하고, 현직교사에게는 교사로서 자긍심과 분발하려는 태도를,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교사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