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작가와 불교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 않은 너와 나, 우리가 안고 사는 우울. 그리고 그 감정이 가져온 마음의 병 우울증. 화제의 채널



문학에서 불교란 어떤 의미인가. 한국 현대소설이 그려낸 인간의 삶 속에 불교정신은 어떤 모습과 방식을 가지는가. 그리고 작가는 이 불교적 메시지를 통해 무엇을 들려주고자 하는가. 이광수, 김일엽, 김동리, 이문구, 고은, 박상륭, 홍석중, 윤대녕의 소설작품 속에 구현된 불교사상을 고찰함으로써 문학과 종교의 관계지도를 그려본 연구서.





불교와 문학 - ‘삶’의 철학을 말하다

이 연구서는 민족문학작가회의 비평분과위원회에서 추진한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규합한 것이다. 오랫동안 민주주의와 민족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두어온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는 이 연구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출간 의의를 담고 있다. “삶은 민주주의와 민족이라는 문제를 외면할 수 없겠지만 동시에 삶 자체는 그것들보다 커서 그것들만으로 범주화할 수 없는 어떤 것이다. 문학이 삶 자체에 대한 사유와 성찰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민족문학작가회의가 민주주의와 민족이라는 문제를 중시한 사람들의 결사체라 해서 그것을 넘어선 높은 차원의 문제들을 향해 나아가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비평분과위원장 방민호 교수)

불교는 수천 년 동안 한국인의 ‘삶’에 간섭되어 온 종교이며 철학이다. 그리고 ‘삶’을 말할 수밖에 없는 문학이 불교를 어떻게 수용해왔는지를 점검한다는 것은 우리의 삶을 이끌어가는 어떤 ‘맥’을 가늠해보는 것이기도 하다.





구성

이 책에 담긴 9편의 논문 중 7편은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불교의 세계를 분석하고 있다. 고은-『화엄경』, 이광수-『원효대사』, 김동리-『솔거』, 홍석중-『황진이』, 이문구-『매월당 김시습』, 박상륭-『육조단경』과 『죽음의 한 연구』, 윤대녕-『은어낚시통신』(外)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2편은 일엽 선사의 불교 입문 전후의 역정을 성찰한 2편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김일엽은 일제 강점기 당시 개혁적이며 진취적인 여성 문인으로서 불가에 입문하여 죽는 순간까지 수행정진한 인물로서, 작가가 문학이라는 창(窓)을 버리고 직접 종교의 세계에 몸을 던졌다는 면에서 그 일대기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 경우다.

문학평론가(고인환, 방민호, 이경재, 장성규, 정주아, 조정환, 홍기돈)를 비롯해 소설가(박금산)와 스님(경완)으로 구성된 9명의 필자들은, 대체로 작품분석 또는 작가 인생을 통한 작가의식과 불교정신의 관계를 고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한계적 인간이 갈구하는 불변의 진리와 숭고한 영원성에 대해 작가가 어떻게 접근하였으며,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는지를 규명하고 있다.